연합뉴스
2000/09/03 20:53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북극곰 100마리 중 1마 리 이상에서 양성화(兩性化)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보도했다.
양성화현상은 동물의 한 마리에서 암수 생식기가 모두 나타나는 것으로 내분비 계를 혼란시키는 환경호르몬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성화현상이 발견된 북극곰의 서식지는 북극과 노르웨이 사이에 있는 스발바르 섬으로 이곳에서는 10년 전만해도 양성화현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를 한 스발바르 과학포럼은 지금까지 북극곰 40마리를 조사해 분석중 이라며 전체 3천마리 중 약 1.2%가 양성화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면역체계에 손상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인 폴리염화비페닐(PCB)을 원 인물질로 보고 있다. PCB는 전자장비에 사용되는 화합물로 여러 국가에서 이미 사용 이 금지됐지만 자연환경 속에 상당량이 축적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발바르 과학포럼의 페르 퀴르레 레위메르트는 "북극해의 먹이사슬은 플랑크톤 과 어류, 바다표범, 곰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PCB나 다른 오염물 질을 추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스발바르섬에는 오염물 배출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럽 산업지역에 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날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운동단체인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의 엘리자베스 솔터는 "스발바르 북극곰 의 암컷에서 수컷 생식기가 생기고 있다"며 "PCB와 DDT, 다이옥신 등으로 인한 양성 화현상이 갈매기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chkim@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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