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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19 (월) 18:05
대전시 둔산동 시티성형외과 이장근(李莊根.39)원장은 지난해 2월 생면부지의 한 시골 초등학교 양호교사에게서 e-메일을 받았다.
발신자는 충북 영동군 구룡초등학교 여정인(呂貞仁.34.여)교사. '이전 근무지인 상촌초등학교의 한 학생이 태어날 때부터 발가락이 붙은 합족증(合足症)으로 고생하는데 가정형편 때문에 수술을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는 내용이었다. 李원장을 포함, 홈페이지를 개설한 대전지역의 성형외과 곳곳에 같은 메일을 띄운 것.
李원장은 '기꺼이 수술해 드리겠으니 언제든지 찾아오시라' 고 답했다. "呂교사의 제자 사랑에 감동했다" 고 그는 말한다.
그는 발가락 성형수술 전문가이자 친구인 부근 유홍기(40) 고운손외과 원장에게 수술을 부탁했다. 4~5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꽤 드는 수술이었다.
柳원장은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달 뒤 주인공 김혜미(13)양은 정상인과 같은 발가락을 갖게 됐고, 이제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논다.
金양이 입원해 있는 동안 둔산동 재향군인회 주부회원들은 金양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등 간호봉사를 했다. 金양 얘기를 李원장에게서 전해듣고서다.
呂교사와 李원장의 인연은 몇달 뒤인 10월 다시 이어졌다.
순회근무차 추풍령초등학교를 찾은 呂교사는 산골소년 김상민(8)군이 한쪽 귀가 없는 사실을 알고 또 고민을 시작했다. 결국 呂교사는 다시 李원장에게 메일을 띄웠고, 李원장은 "방법이 있을테니 병원에 데려오라" 고 답장했다.
이번엔 李원장의 선배 의사이자 이 분야 권위자인 충남대 의대 신영진(43) 성형외과 과장이 집도를 맡았다. 지난 연말 늑골의 연골부위를 떼어내 귀 모양을 만들어 접합하는 1차 수술에 성공했다. 1천여만원의 비용은 고운손외과가 부담했다. 金군은 올 여름방학 때 고운손외과에서 2차 마무리 수술을 받는다.
세 의사는 19일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세상에 알려지면 창피하다" 며 취재를 한사코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가난 때문에 치료를 못받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 이라고 약속했다. 한 양호교사와 의사들이 시작한 인술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참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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