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1.07.07 (토) 13:42
민간인들의 ‘우주 관광여행’ 붐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실업가의 거액 우주 관광이 실현된 이래 미국과 영국 등에서 민간업체들의 우주관광객 모집이 인기를 끌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사업 진출까지 거론되고 있다.
‘꿈’으로만 여겨지던 일반인들의 우주관광은 지난 5월6일 미국인 실업가 데니스 티토(60)가 8일간의 환상적인 우주여행을 끝내고 카자흐스탄의 사막에 무사히 착륙함으로써 ‘현실’로 다가왔다.인류 최초의 우주관광객인 티토씨는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 TM-31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6일간 머물렀으며 그 비용으로 무려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지불했다.
티토의 우주관광이 화제를 모으면서 우주관광을 신청하는 민간인들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우주비행을 주선하고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소재 스페이스 어드벤처사에는 아직 제작도 되지 않은 ‘스페이스 비즈니스 제트’라는 탄도 우주비행기의 탑승 예약에 100명이 몰렸다고 밝혔다.스페이스 어드벤처사가 구상 중인 우주비행기는 100㎞ 상공에서 관광객을 싣고 비행할 수 있는 항공기로 탑승비용은 1인당 9만8000달러(약 1억2700만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우주비행기의 탑승객들은 3∼4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으며 5000㎞ 정도의 지구표면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영국의 첫 민간 우주선이 될 노바 로켓이 공개 전시됐다.이 로켓은 고도 3900m밖에 올라가지 못하지만 지구 귀환시 회수해 재사용되도록 계획됐다.우주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태우게 될 이 관광용 우주선의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스타체이서 인더스트리스사측은 올 가을 두 차례의 무인비행과 연말쯤 유인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민간인 우주여행에 비판적이던 NASA에도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NASA측은 우주선 승무원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최초의 민간인 우주관광객 티토에 대해 “NASA에 스트레스를 안겨줬다”고 힐난한 바 있다.
지난 69년 닐 암스트롱에 이어 두번째로 달에 착륙했던 우주인 버즈 올드린은 예산 부족으로 쪼들려온 NASA를 위해서도 민간인에 대한 우주선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는 최근 하원 과학위원회에서 매번 두 좌석이 빈 채로 날아가는 미국 우주선의 빈 좌석을 이용하면 NASA에 거액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1인당 우주여행 비용을 티토의 경우처럼 2000만달러로 계산할 경우 지난 50회의 왕복에서만 20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는 “우주 관광여행이나 우주정거장을 우주호텔로 만드는 게 정부의 임무가 아니다”는 등 비판론도 있다.
/ 박찬희기자 bahkc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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