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1.07.20 (금) 11:26
한국과 일본 미국 등 10여개국 3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다국적 국제공동연구팀이 우주의 존재와 관련한 근거를 소립자의 하나인 B-중간자 붕괴에 대한 정밀측정을 통해 재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9일자 AP통신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교수가 중심이 된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기고한 연구논문에서 “0과 ±1 사이의 척도로 물질과 반(反)물질의 붕괴비율을 실험을 통해 측정한 결과,측정치가 붕괴비율이 같은 것을 의미하는 ‘0’이 아닌 상태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우주생성 초기엔 반물질도 물질과 같은 양으로 존재했으나 현재의 우주는 물질만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반물질이란 입자와 질량 등 모든 성질이 보통의 물질과 같으나 전기전하만 반대로 되어있는 것.전하가 양인 양성자의 반물질은 전하가 음인 반양성자이며 전하가 음인 전자의 반물질은 전하가 양인 양전자인데 이들 입자-반입자 쌍은 새로 생겨날 때 쌍 혹은 대칭으로 생겨나며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면 소멸돼버린다.이에 따라 빅뱅으로 물질과 반물질이 같은 양으로 생성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우주가 소멸되거나 비어있지 않고 보통의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큰 수수께끼였다.
물질과 반물질이 대칭성을 갖고 있다면 우주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문과 관련, 연구팀은 일본 쓰쿠바시에 있는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KEK)의 첨단가속기 등을 이용해 실험을 했다. 3000만개의 B-중간자와 반-B중간자 쌍을 만들어낸 후 약 1조분의 1초라는 짧은 붕괴시간내에 B-중간자와 반B-중간자의 붕괴추이를 측정한 결과 서로 다른 붕괴현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물질과 반물질은 대칭성이 깨져 있으며 이것이 빅뱅이후 우주가 만들어져 우리가 존재할 수 있게된 단서가 된다고 주장했다.
B-중간자가 대칭성 파괴현상을 보인다는 것은 일본 연구팀에 의해 1년전 이미 확인된 것이지만 이에 대한 정밀관찰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중간자의 대칭성 파괴현상을 발견한 공로로 8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발 피치 박사는 물질과 반물질의 붕괴비율이 ‘0’이 아닌 것을 과학적 실험을 통해 규명한 것은 매우 중요한 연구성과라고 평가했다.
/한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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