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0/09/14 13:40:34
블랙홀은 대형이나 소형 크기로만 존재한다는 지금까지의 인식과는 달리 중간 크기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 지구로부터 약 1천만광년 떨어진 곳에 중간 크기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NASA 산하 챈드러 X-선 관측소가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챈드러 X-선 관측소는 올해초 M82 은하계에 반복적으로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물체를 탐지해 냈다.
이후 과학자들은 종전의 블랙홀과는 전혀 다른 현상인 이 물체의 깜빡임을 비롯한 각종 현상을 분석, 이 물체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과는 전혀 다른 중간 크기의 블랙홀이라고 결론지었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필립 카렛은 "이 물체는 전혀 새로운 블랙홀"이라고 말했다.
같은 센터의 안드레아 프리스위치는 이 블랙홀은 M82 은하계의 중심에서 6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면서 "이 블랙홀은 은하계에 존재하는 X-선보다 100배이상 밝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 수백만개의 별을 거느린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과단 한 개의 별을 갖고 있는 소형 블랙홀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소형 블랙홀의 경우 1개의 별이 폭발 또는 용해되면서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대형블랙홀의 경우 생성 경위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들은 빛을 발산하지 않아 과학자들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블랙홀 중심으로 빨려들어간 가스와 먼지 등에 대한 중력 효과를 탐지함으로써 블랙홀의 존재 여부를 규명해 왔다.
반면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달의 크기와 비슷한 항성을 500개 이상 거느리고있으며 빛을 깜빡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레스터 대학의 마틴 워드는 "이번 발견은 천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면서 "어느 누구도 은하계 중심 외곽에 중간 크기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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