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성(Mercury)

  태양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수성은 해돋이 직전이나 해넘이 직후의 짧은 시간밖에는 지구에서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참모습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에 싸여 있었다.그러나 1973년에 발사된 미국의 행성탐사기 매리너 10호를 통해, 그 표면이 많은 크레이터가 존재하는 달의 표면과 닮은 모습임이 밝혀졌다.
  여러 크레이터를 뚫고 달리는 'Wrinkle ridge'라 불리는 거대한 절벽도 발견되었다. 이것은 수성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에 냉각되어 행성 전체가 수축했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지형으로서, 말라 비틀어진 사과의 거죽에 주름이 잡히는 것과 같은 이치로 생각되고 있다.

<그림 1> 수성의 표면

  수성은 반지름이 2425km로 태양계에서 명왕성 다음으로 작은 행성이다. 매우 가볍기 때문에 대기가 없다. 수성 겉면에는 많은 운석 구덩이가 패어 있어 마치 달표면 같다. 대기가 없고 자전주기가 길기 때문에 표면온도가 절대온도 100K에서 500K까지 오르내린다.

  태양으로부터 세찬 조석력을 받고 있는 수성의 자전주기는 59일인데, 이는 공전주기 88일의 2/3이다. 수성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다. 행성들은 태양 주위를 돌며 약간 길쭉한 타원을 그린다. 그런데 수성의 경우 타원의 장축 방향이 서서히 돌아가는데, 그 돌아가는 정도가 뉴턴의 중력법칙을 써서 계산한 값보다 1백년에 43초가 더 크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뒤, 이 새로운 중력이론을 써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을 계산하였다. 이 이론에 의하면 태양의 강한 중력이 태양주위의 시공간을 찌그러뜨려서 수성의 근일점 이동속도는 뉴턴법칙이 주는 값과 다르다. 그가 계산한 수성의 근일점 이동 속도는 관측값과 잘 맞아 일반상대성 이론의 타당성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