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화성(Mars)

  육안으로 붉게 보이는 행성으로 수성이나 금성보다 관측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지구처럼 계절의 변화가 있어 계절에 따른 극관의 변화는 지구인들이 화성에도 화성인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화성인을 주제로한 SF 소설도 많이 나왔다. 화성에 착륙하여 실재 화성의 모습을 확인한 결과 그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 졌지만, 약 1일 37분의 자전주기와 계절의 변화는 다른 어떤 행성들보다도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다. 이곳에 적당한 온도, 적당한 공기를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제 2의 지구로서 가장 적합한 행성이 아닐까? 

(1) 화성의 물리적 성질
 

  1965년 미국의 우주선 매리너 4호가 화성에 접근하여 표면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면서 화성에 대한 이러한 의문이 풀리기 시작하였다. 매리너 4호에 장착된 탐사기의 분석에 의하면 화성에는 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화성의 양극에서 희게 반짝여 보이는 극관은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생긴 얼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얼음이 녹아도 액체 상태인 물이 되지는 않는다. 화성에서는 대기압이 아주 낮기 때문에 얼음은 액체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증기로 되는 승화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화성의 대기가 희박하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예측하고 있었으나 매리너의 관측에 의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희박하여 우주선이 화성의 뒷면을 지나면서 송신한 전파가 거의 장애를 받지 않고 화성의 대기를 통과하였다. 이것을 기초로 계산한 결과 화성면의 대기압은 지구의 1% 이하이고 대기의 성분은 이산화탄소가 95 %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량의 질소와 아르곤, 그리고 수증기로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산소와 오존도 검출되기는 하였으나 그 양은 아주 적은 것으로 보인다.
  화성은 태양 빛을 모아서 대기의 온도를 어느 정도 유지할 만큼의 대기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온도의 일교차가 커서 태양빛을 수직으로 받는 적도 지방에서 낮에는 25 °C 정도이지만 저녁에는 - 85 °C 까지 내려간다. 화성표면에는 작은 먼지로 된 절연층이 깔려 있어서 표면의 온도는 10 cm 밖에 침투하지 못하므로 지하 30 cm 에서의 평균 온도는 -60 °C 정도이다.
  화성은 눈으로 보아도 붉게 보인다. 이렇게 화성을 붉게 보이게 하는 것은 토양 안의 산화철이다. 화성의 1년의 4분의 1은 이 붉은 흙이 대기 중으로 날아 올라가 모래폭풍이 일어나고 있다.
  화성의 또다른 관심사는 화성 생명체의 존재 여부였다. 1976년, 미국의 바이킹 1호, 2호가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그곳에 생명 존재의 흔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하였다. 그러나 토양 안에서 생명체의 재료가 되는 유기물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최근까지의 화성 탐사에서 화성에서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2) 태양계 최대의 화산 - 올림푸스 화산

  화성의 지형은 완만한 화산 평원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와 수많은 크레이터로 덮인 남반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화성 표면에서는 많은 거대한 화산이 있고 에베레스트산 보다 높은 산(올림푸스산)과 그랜드캐년보다 훨씬 큰 마리네리스 협곡이 4,000 km 나 뻗어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 올림푸스 화산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이다. 올림푸스 화산은 높이가 24 km 나 되고 지름이 550 km 나 된다. 이에 비해 지구에서 가장 큰 화산인 하와이에 있는 마우나 로아 화산은 높이가 9 km 이고 지름이 120 km 밖에 안된다. 화성에 이렇게 큰 화산이 있을 수 있는 것은 화성의 중력이 작고 화성 표면에 지각운동이 적기 때문이다. 올림푸스산은 액체 용암에 의해 형성된 순상화산이다. <그림 8>은 현재 화성궤도를 돌고 있는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호가 지난 1998년 4월에 찍은 것이다.
 

(3) 화성의 강줄기

  <그림 9>와 같이 화성의 표면에는 무엇인가 흘렀던 것 같은 '하상지형'이 많이 존재한다. 하상지형은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남반구의 크레이터가 많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너비 수백m, 깅이 수십km인 '런오프 채널'이라 불리는 지형이고, 다른 하나는 적도 부근의 '아우트플로 채널'이라 불리는 지형이다.
  런오프 채널에는 지류를 가진 것도 있어, 일찍이 지구의 강처럼 물이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화성 표면에 액체인 물이 존재한 것은 35억 년 전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 무렵의 화성 대기는 현재와는 달리 액체인 물이 안정되게 존재할 만큼 진하고 따뜻했었을 것이다.
  한편, 아우트플로 채널은 그 너비가 10km, 길이 수백 km나 되는 거대한 계곡을 이루는 것으로, 그 지역의 지하에 있던 얼음이 녹아서 홍수를 일으켜 생긴 것 같다.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은 '타르시스 지역'이라 불리는 고지의 상승이 일어난 시기와 거의 같다고 보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있었던 액체 상태의 물이 현재는 전혀 없고 아주 작은 양의 수증기만 남게 된 것에 대한 수수께끼는 화성표면에 내리 쪼이는 강한 자외선과 화성 표면에 풍부한 산화철 (화성 토양의 16%)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큰 에너지를 가진 자외선은 물분자를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여 수소를 날려보내고 남은 산소는 철과 화합하여 산화철을 형성한 것이다. 이것은 화성의 내부 핵에 철의 함량이 다른 행성의 핵의 철의 함량보다 적다는 것에서도 간접적으로 증명된다.

(4) 화성의 위성

  화성에는 위성이 두개가 있어 화성을 돌고 있다. 직경이 13 km 밖에 안되는 데이모스는 화성으로부터 약 23,000 km 떨어져 공전하고 있고, 직경 23 km 의 포보스는 9,400 km 떨어져 돌고 있다. 안쪽을 돌고 있는 포보스의 공전 주기는 약 7시간 39분으로 화성의 자전 주기보다 빨라서 화성에서 보면 달이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반면에 데이모스의 공전주기는 30시간 17분으로 화성의 자전 주기보다 느려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는 두 위성이 공전 속도에 따라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